공간을 투사하는 몇 가지 방향

<공간을 투사하는 몇 가지 방향>

은 BLE의 두 번째 기획이다. 이전 공연인 <음량, 공연장>에서 기존 청취조건을 변화시켜 공간성을 재발명하고자 했다면, 이후 기획에서는 앞서 발명한 조건 위에서 몇 가지 벡터를 얹어 다양한 층위의 청취환경을 구현하고자 한다. 이번 공연의 주제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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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에서 방향감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물체의 이동을 통해 감지되거나 혹은 이어폰, 헤드폰과 연동되는 스테레오 환경에서 발생하는데, 이 둘은 어느 정도 분리되어 있다. 양 귀로 인해 얻게 되는 방향감이라는 것에서 공통점을 갖지만, 전자는 공간이 선행해야 하며 후자는 공간감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갖는다.

영상 및 게임매체에서는 양 귀에서 들려오는 소리의 방향을 통해 화면의 안이나 밖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지시하고, 음악에서는 스테레오 환경을 인식한 상태에서 양쪽 소리의 균형을 통해 안정감을 획득한다. 혹은 극단적인 효과를 통해 좌 우의 방향감을 극대화 하고는 한다. 매체 내부의 방향을 드러내는 것과 같이 청각 공간 내부의 방향과 매체를 드러내는 방향이 있다. 이처럼 청취의 방향에서 드러나는 청각 공간의 구조가 있다. 방향감이 특정한 공간감을 창출해낸 샘이다.

거리를 걸으며 음악을 듣고 지하철에 앉아 드라마를 시청한다. 이어폰은 외부와의 단절을 의미하는 매체인 듯하다. 하지만 스테레오 공간은 단절에서 나아가 청각 공간의 안팎을 나누고 청취의 선택권을 생성하는 것에 더 가까워 보인다. 음악을 들으며 위험을 감지하며 걷고, 드라마를 시청하지만 내려야 할 역을 놓치지 않듯이 스테레오 내부와 외부, 적어도 두 가지 공간을 감지하고 판단하며 청각적 공간을 듣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청취환경이 담보하는 상이한 경계를 가청화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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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근대 이후 청취환경에서 스테레오는 기본 설정이라고 하더라도 무방하며 이러한 매체의 보편화는 여러 각도에서 변화를 가져왔다. 스테레오 공간감, 청각의 내 외부와 선택권, 그리고 이러한 공간감을 동시에 체화한 일상의 감각은 청취에 조형 가능성을 상상하게 해준다. 김동용과 서민우는 주어진 공간 안에 방향의 재료를 우겨 넣고 제어하고 연주하자 한다. 재료들은 그 특질에 따라 공간을 점유하며, 악기처럼 변주하는 것으로 다층의 구성을 가청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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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 중에는 이어폰을 이용합니다. 공연 청취시 이어폰을 꼭 지참해주시길 바랍니다.